잉키넨이 키운 청소년 지휘자…이찬, KBS교향악단과 데뷔무대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KBS교향악단이 국내 교향악단 최초로 선보인 '청소년 지휘 마스터클래스'를 수료한 이찬(20)이 데뷔 무대를 갖는다.
대전예고에서 첼로를 전공한 이찬은 오는 22일 KBS시청자감사음악회에서 70인조의 KBS교향악단과 함께 지난 1년간의 성과를 선보인다. 차이콥스키 오페라 '예브게니 오네긴' 중 '폴로네이즈'를 지휘할 예정이다.
피에타리 잉키넨 KBS교향악단 음악감독은 취임 직후부터 청소년 교육프로그램을 강조해왔다. 핀란드 출신 명 지휘자가 많은 이유를 시벨리우스 아카데미 교육시스템으로 꼽아온 그는 2022년 전국 청소년을 대상으로 '청소년 지휘 마스터클래스' 참가자를 모집, 2명을 선발했다. 2명 중 1명은 해외 이민으로 중도 하차했고, 이찬 학생은 1년간 여덟 차례에 걸친 지휘 세션과 플루트 개인교습을 받았다.
피에타리 잉키넨 음악감독, 객원지휘로 내한했던 요엘 레비 전 KBS교향악단 음악감독, 성시연 뉴질랜드 오클랜드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 수석 객원 지휘자가 지휘 수업에 나섰다.
이찬은 명지휘자들로부터 지휘봉 쥐는 법, 리허설 시작할 때의 인사 등 기본 태도부터 낭만주의·고전주의 곡들을 해석하고 신체 언어를 통해 원하는 음악을 끌어내는 방법 등을 배웠다. KBS교향악단과 MOU를 체결한 한국예술종합학교 학생들이 지휘세션에 앙상블 연주자로 참여, 오케스트라 리허설을 실제로 체험하기도 했다. 매 지휘 수업을 녹화해 연주가 끝난 후 함께 복기하면서 지휘자와 의견을 나누는 시간도 가졌다.
현악기를 전공한 이찬은 관악기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제2악기로 플루트 개인교습도 받았다. 관악기에 대한 기본적 이해와 실제 오케스트라 연주에서의 어려움을 간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였다. 이찬은 매달 대전에서 KTX를 타고 올라와 정기연주회를 관람하는 등 열정을 갖고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오는 4월에는 조금 더 체계적인 지휘 수업을 받기 위해 독일 유학길에 오를 예정이다.
KBS교향악단 한창록 사장은 "약 1년간의 청소년 지휘 마스터클래스를 수료한 이찬 학생이 실제 무대에 오를 수 있어 무척 기쁘다"며 "단원들 또한 이찬 학생의 첫 데뷔 무대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고 밝혔다. 이어 "지휘자로서의 역량을 강화해 '차세대 잉키넨', '차세대 정명훈'이 돼 훗날 KBS교향악단에 금의환향해 지휘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박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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