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에 한국 클래식 왜 소개하냐고요?…세계 최고니까요"
남아공 클래식 음악 사업가 포헐스 빌럼…예술의전당·한예종 등 방문
피아니스트 박연민·테너 김경호 남아공 공연 주선…"한국은 클래식 천국"
"한국은 클래식 천국이에요. 예술의전당 같은 공연장이나 한국예술종합학교 같은 교육 체계가 부러워요. 무엇보다 연주자들이 뛰어나죠."
남아프리카공화국에 한국 클래식 연주자들을 초청하는 등 'K-클래식'에 지대한 관심을 가진 음악가이자 사업가인 포헐스 빌럼(66)은 한국 클래식 음악계에 대한 부러움을 숨기지 못했다.
해외문화홍보원 초청으로 한국의 클래식 음악 단체 및 기관을 둘러보고자 방한한 빌럼을 지난달 31일 광화문 한 카페에서 만났다.
빌렘은 남아공 행정수도 프리토리아에 있는 공연장 브루클린 씨어터를 설립하고, 하우텡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창단해 아티스트 디렉터로 이끌고 있다. 최근에는 온라인 공연 스트리밍 플랫폼인 '아트뮤직.티비'(ArtMusic.tv)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6월 피아니스트 박연민의 요하네스버그, 케이프타운 등 남아공 4개 지역 순회공연과 8월 테너 김경호의 케이프타운 독주회를 주선한 사람도 빌렘이다.
빌렘은 "'아트뮤직.티비'에 올릴 리스트 곡을 찾다가 지난해 위트레흐트 리스트 콩쿠르에서 2등을 한 박연민 영상을 봤다. 1등 수상자보다도 박연민의 연주가 더 뛰어나다고 느꼈다"며 "주남아공한국문화원을 통해 박연민을 초청했고, 반응이 좋아 공연 횟수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경호는 2019년에 독일 지휘자의 추천으로 함께 공연한 적이 있다. 발성이나 테크닉이 정말 좋다는 평가가 있었고, 그때의 인연으로 다시 초청하게 됐다"며 "실제 관객들도 기립 박수로 열렬하게 호응했다"고 말했다.
빌렘은 클래식 음악 발생지인 유럽의 유명 연주자들을 제쳐두고, 지리적으로도 먼 한국의 연주자들에게 관심을 가진 이유를 묻자 단번에 "한국은 세계 최고"라고 답했다.
그는 "한예종에 방문했을 때 차이콥스키 콩쿠르를 비롯해 각종 콩쿠르 우승 현수막이 여기저기에 걸려있어 놀랐다. 말 그대로 한국 연주자들이 콩쿠르를 휩쓸고 있다"며 "이런 훌륭한 소프트웨어를 갖고 있다는 것은 한국 클래식 음악계의 대단한 자산"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계속해서 남아공에 한국 연주자들을 소개하고 싶다"며 "(피아니스트) 임윤찬을 초청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가능할지 모르겠다. 꼭 인기 많고 숙련된 연주자가 아니더라도 전도 유명한 한국 연주자들의 공연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방한 때 서울시립교향악단, KBS교향악단, 성남시립교향악단, 예술의전당, 한예종 등의 관계자를 만난 빌렘은 한국의 클래식 음악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부러워했다.
그는 "남아공은 1994년 신정부가 들어서기 이전에는 학교에서 클래식 음악을 교육했고, 교향악단, 발레단, 오페라하우스 등이 있었다"며 "하지만 정부의 후원이 사라지면서 공연장은 폐쇄되고, 교육도 사라졌다. 물론 몇몇 우수한 기관과 시설은 남아있긴 하지만 역부족"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반면 한국은 클래식 음악에 대한 지원이 탄탄한 편"이라며 "예술의전당과 같은 공연장의 음향설비는 훌륭한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고, 한예종과 같은 교육과정도 체계적이다. 이처럼 하드웨어가 뒷받침되니, 소프트웨어(연주자)가 빛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1/0014166959?sid=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