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이야기

  • 2023-09-04

[리뷰] [여성신문] 정명훈과 한재민, 거장과 거장이 만났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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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훈과 한재민, 거장과 거장이 만났을 때


1일 KBS교향악단 제793회 정기연주회서

하이든 첼로 협주곡 1번 협연

2부 브루크너 교향곡 7번으로 감동적 피날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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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장과 거장의 만남이다. 지난 1일 첼리스트 한재민과 정명훈 지휘자가 이끄는 KBS교향악단의 만남은 긴 여운을 남겼다. 특히 한재민이라는 한국 클래식 음악계의 기대주를 재각인시키는 무대였다. 오케스트라에 묻히지 않는 생동감 넘치는 연주, 자신감 넘치는 활의 움직임에 열일곱이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았다.

 

이날 저녁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KBS교향악단 제793회 정기연주회는 일찍부터 클래식 팬들의 이목을 끌었다. 한재민은 5살에 첼로를 시작해 15세 때인 2021년 제오르제에네스쿠국제콩쿠르 최연소 우승, 이듬해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도 제패한 무서운 신예다. 게다가 마에스트로 정명훈과의 협연이다. 티켓은 일찌감치 매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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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곡, 하이든 첼로 협주곡 1번 연주는 경쾌하고 생동감이 넘쳤다. 자칫 첼로 소리가 오케스트라에 묻힐 수 있는 곡인데 한재민의 첼로는 존재감이 뚜렷했다. 첼로 선율에 몰입해 고개를 휘젓는 특유의 몸짓도 시선을 끌었다. 거침없으면서도 섬세한 보잉, 개성 있는 해석은 깊은 감흥을 더했다. "자신만의 해석으로 음악에 생명을 불어넣는 능력을 갖췄다"는 스승 첼리스트 정명화의 평대로다. 1악장 카덴차 후반부에선 정명훈 지휘자도 흡족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빙긋이 웃었다.

 

관객들의 우렁찬 박수갈채에 한재민은 씩 웃으며 인사했다. 앙코르로는 J.S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1번 중 '사라방드'를 들려줬다. 이 젊은 거장의 무반주 솔로 리사이틀은 어떨지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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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바그너 튜바 네 대가 포함된 대편성 오케스트라가 등장했다. 기분 좋게 술렁이던 콘서트홀이 숙연해졌다. 브루크너 교향곡 7번. 후기낭만파 교향악의 대가로 불리는 브루크너가 존경하던 바그너의 죽음을 슬퍼하면서 지은 곡이다. KBS교향악단은 감동적인 연주를 들려줬다. 1악장부터 장엄한 선율로 객석을 압도했다. 특히 2악장 아다지오는 흠잡을 데 없이 아름다웠다. 숭고하고 애달픈, 더 느리게 느리게 이어지는 선율은 꿈 같은 여운을 남겼다. 3악장에 접어들면서 관악 파트가 다소 흔들리는 듯했으나 선명하고 힘차게 마무리했다. 연주가 끝나자마자 환호성이 터졌다. 정명훈 지휘자도 미소로 화답했다. 한국 클래식 거장들의 선물 같은 음악회였다.

 

출처 :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310/0000110005?sid=103